AI는 여러 산업을 바꾸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뜨겁고 민감한 분야가 의료다.
AI가 암을 진단하고, CT·MRI 영상에서 이상 부위를 찾아내며,
병원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의료 AI가 각광받는 동시에 가장 큰 질문이 떠오른다.
“AI는 정말로 의사보다 정확한가?”
AI 진단 시스템은 때때로 인간보다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반면,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는
부정확한 예측, 데이터 편향, 위양성·위음성 문제도 끊임없이 지적된다.
의료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AI가 얼마나 정확한가”는 그냥 기술 논쟁이 아니라
윤리·책임·안전이 걸린 중대한 문제다.
이번 글에서는
의료 AI의 정확도 논쟁이 왜 뜨거운지, 어떤 사례가 있는지,
향후 의료 시스템은 어떻게 변화할지를 정리해보겠다.

1) AI는 정말 의사보다 정확할까?
AI가 뛰어난 분야는 주로 영상 진단(Video/Image Diagnosis)이다.
예를 들어
• 폐암 진단
• 유방암(유방촬영술)
• 흑색종(피부암)
• 당뇨망막병증
같은 분야에서 AI가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었다는 연구가 발표돼 있다.
특히 피부암 진단에서는 수천 장의 병변 사진을 학습시킨 AI가
전문의보다 높은 정확도를 기록한 사례가 여러 번 언급되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이 있다.
이러한 연구 대부분은 “통제된 환경·최적 조건”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병원에서는 환자의 나이, 피부색, 질병의 복합성, 희귀 질환 여부 등
변수가 훨씬 많다.
즉, AI 정확도는 ‘연구 환경’과 ‘현실 환경’에서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2) 데이터 편향의 문제 — 의료 AI의 가장 위험한 약점
AI의 정확도 논쟁에서 가장 많이 지적되는 부분은 데이터 편향(Data Bias)이다.
예를 들어,
• 특정 인종이 데이터에 많이 포함된 경우
• 특정 연령대만 학습된 경우
• 희귀 질환 데이터는 부족한 경우
AI는 해당 집단에 대해서는 정확하지만
다른 집단에서는 결과가 극단적으로 부정확해질 수 있다.
실제 문제가 되었던 사례도 있다.
예시)
어떤 병원은 AI 기반 폐질환 진단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AI의 의사결정 기준 데이터에 중환자실 환경이 중심으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일반 외래 환자에게 적용하니 오진율이 크게 증가했다.
AI는 훈련받은 데이터만 잘한다.
데이터의 한계는 곧 AI의 한계다.
3) 위양성·위음성 문제 — AI가 틀릴 경우 누가 책임을 지는가?
의료 AI가 준정확하더라도
1~2%의 오류가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의료 분야의 특성이다.
AI 오진은 크게 두 가지다.
• 위양성(있는 병을 ‘있다’고 잘못 진단)
→ 불필요한 검사, 공포, 치료 부담 증가
• 위음성(있는 병을 ‘없다’고 잘못 진단)
→ 진짜 위험
→ 암을 놓치거나 치료 시기를 놓칠 가능성
특히 위음성은 생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문제는 AI가 틀렸을 경우 책임 소재다.
의사? 병원? AI 개발 기업? 데이터 제공 기업?
현재 많은 국가에서 이 문제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병원과 의사가 최종 판단 책임을 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많은 의사들은
“AI는 보조 도구일 뿐이다”라는 경계를 유지하며
AI 단독 진단을 승인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4) 현실적인 문제: 의료 AI는 여전히 ‘설명할 수 없다’
AI의 또 다른 문제는 바로
결과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Explainability)는 점이다.
AI는 특정 CT 이미지에서
“이 환자는 폐암 의심”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왜 그렇게 판단했는가?”라고 물으면
정확한 경로를 설명하기 어렵다.
의료는 법적 책임이 크기 때문에
“결과를 어떻게 도출했는지 설명 가능한 AI”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른바 XAI(eXplainable AI)가 필요한 이유다.
이 문제는 의료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5) 의료 AI의 미래 — 의사 대신이 아닌 ‘의사의 확장’
AI는 의사를 대체할까?
의료계에서는 대부분 이렇게 예측한다.
“의사를 대체하는 AI가 아니라
AI를 잘 활용하는 의사가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의사를 대체할 것이다.”
AI는 반복적인 영상 판독, 대량 데이터 분석, 초기 스크리닝에서는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희귀병, 복합 질환, 환자의 특수 상황, 윤리적 판단, 치료 방향 결정은
결국 인간 의사가 결정해야 한다.
미래 의료는 “AI + 의사 Hybrid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시)
AI가 잠재 위험을 ‘선별’하고, 의사가 이를 ‘판단’하고,
치료는 ‘팀 기반’으로 결정하는 방식.
의료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의 판단 능력을 확장해주는 보조 엔진이 될 것이다.
의료 AI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정확도 논쟁은 끝나지 않았다.
핵심 문제는 세 가지다.
1. 데이터 편향 → 의료 정확도 불균형
2. 책임 소재 불명확 → 실제 도입 어려움
3. 설명 불가능성 → 의사·환자 신뢰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는 의료 혁신의 중심에 있다.
의료진의 진단 속도를 높이고,
오진 가능성을 줄이며,
환자 모니터링을 자동화하는 등
이미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규제와 기술이 정교해지면
의료 AI는 정확성 논쟁을 넘어
의료의 표준 도구로 자리 잡을 것이다.